사전적 의미의 중환자(重患者)란 병세의 정도가 매우 심한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병원에서 분류하는 중환자의 의미는 ‘집중적인 치료를 통해 회복 가능한 사람’을 뜻한다. 한양대학교병원 중환자실은 각 진료과에서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집중치료실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다. 60여 명의 중환자실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치료에 매진한다’는 신념으로 환자를 정성껏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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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집중치료실

‘우리의 행복은 십중팔구 건강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보통이다. 건강은 바로 만사의 즐거움과 기쁨의 원천이 된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건강이 곧 삶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마음에 와 닿는 말이다. 건강을 잃는 동시에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행복 보다는 절망과 실의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이 겪는 고통까지 더해져 병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그렇지만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낙담하고 있는 그들 곁에는 병을 낫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온 정신을 집중하는 의료진들이 있지 않은가.

한양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도 중요한 수술을 마치고 회복기에 들어간 환자, 병동에 입원 중인 상태에서 집중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중환자실로 옮겨온 환자 등 30여 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24시간 3교대로 움직이며 각종 의료장비를 이용해 환자 상태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상태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한다.

“모든 의사는 ‘자기가 담당하는 모든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치료하고 싶어한다’는 말이 있어요.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간호진과 의료장비들이 중환자실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죠. 일반 병동과 달리 중환자실에서는 한 명의 간호사가 2~3명의 환자를 집중적으로 간호합니다. 인공호흡기를 써야 한다든가 약물을 처치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에도 고가의 의료장비를 이용해 실시간 환자 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 안심이죠. 변화에 따른 적절한 처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이자 중환자실 실장을 겸하고 있는 손장원 교수는 우리나라에 있는 1천여 명의 ‘중환자 세부전문의’ 가운데 한 명이다. 그와 함께 중환자실을 이끄는 2명의 핵심 리더들도 모두 중환자 세부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병원 중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둔 곳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손장원 교수의 설명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중환자실에 중환자 세부전문의를 두는 것을 의료법 시행령에 넣으려고 다년간 추진했는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어요. 지금은 권고사항처럼 돼 있을 뿐, 법적으로 중환자실에 꼭 세부전문의를 둬야 한다는 의무사항이 없기 때문에 각 병원마다 중환자실 운영 및 구성체계가 다르다고 볼 수 있죠.”

한양대학교병원은 자격을 갖춘 3명의 중환자 세부전문의를 중환자실에 배정함으로써 그 전문성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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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의 마더 테레사들

내과계, 외과계로 구분된 중환자실은 두 개의 시설이 하나의 통로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행정적으로 분리 운영된다. 각 과별로 1명의 실장, 1명의 수간호사, 2명의 상주 전공의, 간호사 등 60명에 가까운 인력이 로테이션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환자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환자 수용 문제를 놓고 큰 고민에 빠져있는 것이 각 병원 중환자실이 직면한 공통의 현실이다. 한양대학교병원 중환자실은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정한 권고사항에 따라 중환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입실과 퇴실 기준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첫째, 인공호흡기나 기타 등등 중요한 장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 둘째, 만성질환자로서 집중적인 간호가 필요한 경우, 셋째, 담당 의사가 중환자실에서의 치료를 판단하는 경우 등이다. 상태가 호전된 상태에서 더 위중한 환자가 발생했을 시에는 퇴실한다는 동의서도 사전에 받고 있다. 자리는 한정돼 있고, 치료를 요하는 환자는 많기에 규칙과 기준을 엄격히 준수한다.

이곳 중환자실에서 각 과의 파트장을 맡고 있는 김미혜(내과계)·전선희(외과계) 수간호사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다. 중환자실 간호사 수장인 두 사람은 간호진의 극진한 보살핌 덕에 호전되어 병동으로 올라가는 환자를 볼 때면 힘든 것을 말끔히 잊는다고.

“얼마 전 물에 빠져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섯 살짜리 아이가 중환자실에 들어왔어요. 자식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까웠죠. 중환자실 의료진 모두 아이가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간호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호전 돼 병동으로 올라갔어요. 그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중환자실 간호사들의 일과는 환자를 씻기고, 먹이고, 입히는 기본 간호는 물론, 인공호흡기, 모니터 장비, 체외막산소장치 등 한 환자 당 3~4개씩은 기본으로 연결돼 있는 의료장비를 일정 간격으로 체크해야 한다. 환자의 몸 상태 중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욕창이다. 따라서, 2시간마다 환자의 포지션 체인지를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중환자 수용을 위해 입·퇴실 규정을 다듬고,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장비와 인력을 보강해 지금보다 더 나은 집중치료 환경을 만들겠다는 한양대학교병원 중환자실. 이곳 의료진들은 이렇게 ‘절대 포기하지 않고 집중치료에 매진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겠다’는 정신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글. 이지연 / 사진.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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