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이라 꽃을 기대했건만. 봉우리만 맺힌 산에게 철학을 배우다 나무만 봐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초보의 더딘 발걸음을 탓하지 않고 앞에서 끌어주며 뒤에서 받쳐주며 잔소리가 아닌 여유만이 흐른다. 함께 산을 오르는 순간, 상사와 부하직원이 아닌 ‘친구’가 되어 속 깊은 이야기 꽃을 피우다 나무보다 먼저 봄을 맞이했다. 산이 좋고 사람이 좋아 모인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의 강화도 고려산 등반을 따라가 보았다.

image

산이 좋아 모인 사람들

image주말 이른 아침.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한양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하나 둘씩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피곤한 기색은 하나 없고 모두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다 한양대학교병원 셔틀버스에 몸을 싣는다. 이렇게 모인 40여 명의 사람을 싣고서 버스는 오전 7시30분에 출발을 한다.

이 수상한 사람들의 정체는 바로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 회원들이다. 매월 첫 번째 주 토요일. 이들은 이렇게 아침부터 산으로 향한다고 한다.

“처음에도 이렇게 시작했죠. 등산에 관심 있는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결성되어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현재 정회원 80여 명, 준회원 40여 명이나 되는 한양대학교의료원 최대의 모임이 된 거죠.” 노동환 관리 부장은 산악회 원년 멤버로 현재 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긴 시간을 함께 해 온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의 목적지는 봄이면 진달래가 온 산을 뒤덮는 강화도 고려산이었다.

이끌며 따라가며

산악회의 오랜 역사만큼 산행에도 고수가 있듯, 초보 회원도 있기 마련. 이날 역시 산악회에서 등산을 데뷔한 신입 회원이 보였다. 선두 그룹이 한참 지나고 간 자리를 선배들에게 이끌려 올라오는 모습이 포착 되었다.

“아까부터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초보의 외침에 선배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후배의 울먹임에 어르고 달래며 한 걸음 한 걸음 함께한다. 이렇게 산행의 속도가 다르더라도 혼자 하는 산행이 아닌 이끌며 다독여주며 등산의 기술을 알려주는 든든한 선배가 있어 초보라 해도 무사히 등산을 마칠 수 있다. 이는 20년 동안 큰 사고가 없던 가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시작은 달라도 끝은 함께

어느덧 정상.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뒤에 도착한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달랐지만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고 마지막 회원까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에서 ‘함께’의 의미를 배운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춘용 한양대학교병원장이다. “신나는 직장이 되어야 하잖아요. 이렇게 산행을 하면서 서로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친해지면서 직장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던 활력을 되찾는 거지요. 또 몸을 움직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해지고 좋네요. 저도 종종 나와야겠어요.”

즐거운 간식 시간을 마무리하고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걸음 하나에 올 봄, 마음에 새겨질 추억을 만들고 돌아간다.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 회원들에게 이날 등산은 꽃이 없는 산이었지만 봄을 닮은 향기로 기억되리라.

image

글. 오미연·사진. 이준호

[인생예찬]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임직원이 만들어가는 ‘의미’있고 ‘흥미로운’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684 total views, 2 vi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