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포동에 위치한 하상 장애인 복지관. 이곳에서는 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나들이하는 모임이 있습니다.‘아름다운 동행’은 한양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안희창 교수님이 주체가 되고 그밖에 많은 선생님이 이 봉사활동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생소함과 막막함으로 시작했던 첫 ‘아름다운 동행’과는 달리 세 번째 참여는 큰 의욕과 자신감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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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가을 그날도 저는 아침 일찍 서둘러 병원 앞에서 선생님들과 만나 복지관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자원 봉사자들과 90여 명의 시각장애인을 만났고,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인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으로 향했습니다.

수목원에 도착한 우리는 소나무, 잣나무, 그리고 여러 꽃잎들의 촉감, 생김새, 색깔 등 수목원 주변 환경에 대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것들에 비유를 해가며 세세하게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수목원 주변을 둘러보곤 할 때 계단이나 돌 뿌리 같은 위험요소들도 있어 그들이 다치지 않게 최대한 안전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지팡이 역할도 해드렸습니다.

점심식사 후 자유시간도 주워졌는데 수목원 산책 때와는 또 다른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MP3를 들고 다니며 노래를 듣는 분, 또 흥얼흥얼 거리며 너무나 행복한 표정을 짓고 노래를 부르시는 분, 그리고 여럿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며 박수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순수하고 해맑아 보였습니다. 이런 꾸밈없는 그들의 진실된 모습이야말로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돌봐 드렸던 환자들이 완쾌되어 퇴원하는 모습을 볼 땐 굉장히 뿌듯하고 값진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제 자신이 으쓱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느끼는 보람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동행’은 또 다른 신선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요즘처럼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때에,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 역시 ‘아름다운 동행’을 하기 전까진 그랬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진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경험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해 봄으로써 저도 다른 사람을 위해 무슨 일인가 했다는 성취감과 기회만 주어지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 더 이상 혼자가 아니며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인 것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삶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도 생겼고, 작은 일이지만 남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에서 가슴 뿌듯한 희열도 느꼈습니다.

이렇듯 제게 주어진 이 아름다운 동행은 제 자신과 개인과 개인, 그리고 사회 속에서 느껴왔던 벽을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내면적 자각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선물보다 더욱 소중하고 갚진 마음의 선물을 받게 된 것 같아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안희창 교수님께도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봉사는 남을 위하는 마음과 돕겠다는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그들의 친구, 가족이 되어주고 그들의 손, 발이 되어주는 것만으로 우리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남을 위해 일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 일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얻어지는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루 빨리 모든 사람들이 이런 봉사의 진정한 의미와 기쁨을 알게 되길 바라며, 저 또한 더 많은 기회들로 인해 감동이 쌓여 사랑이라는 거대한 울타리가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글/고미현 한양대학교병원 10층 병동 간호사

[사랑수첩] 오늘 실천한 사랑이 타인의 내일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믿는 한양대학교의료원 임직원들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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