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엄마가 되고픈 빅마마

 

이현주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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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빠른 템포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시선을 따르자, 신생아실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이른둥이 여럿이 보인다. 누군가의 배가 아파 낳은 자식 중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을까마는, 이른둥이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괜시리 애처로워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호스나 관 등에 기대어 간신히 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여린 아기들. 이들을 무한 사랑과 남다른 실력으로 돌보는 이가 있어, 작고도 작은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를 둔 초보엄마이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들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를 만나보았다.

image그녀가 구해온 그리고 구할 어린 생명

이현주 교수가 한양대학교병원과 인연을 맺은 지는 이제 겨우 2년 남짓. 2010년 9월에 부임한 이래, 24시간이 모자라게 쉼 없이 달려온 이 교수는 항시 강조하는 Compassion과 Passion 가운데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는 소아청소년과의 오늘을 만들고 있다.

“처음부터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어 부담도 큰 편이었죠. 진료뿐 아니라 전공의들의 교육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진정 도움이 필요한 그 순간마다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시는 타 과 선생님들, 오랫동안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를 살피시며 기틀을 만드신 선배 선생님들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한결 수월하게 미숙아 및 신생아 환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 아이를 임신해 얼마 전 건강하게 출산한 엄마로서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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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가 매일같이 돌보고 있는 신생아중환자실 내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최근 몇 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 그 중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의료장비를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펜던트(Pendant) 시스템’의 도입이다.

“일반 신생아보다 여러모로 건강하지 못한 미숙아들은 호흡곤란증, 개방성 동맥관 개존증, 괴사성 장염, 천공 등 여러 질환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언제든지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해 생명이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 있고, 외부의 조그만 자극에도 민감해 한시도 한눈을 팔 수 없죠. 그래서 도입하게 된 것이 의료전선·가스·모니터·인공호흡기 등의 장비가 천정을 통해 내려와 한 번에 설치, 환자들을 신속하게 집중 치료하도록 도와주는 펜던트 시스템입니다.”라고 설명하는 이현주 교수에게서 어린 환자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묻어났다.

소중한 내 아이보다 더 귀하디 귀한 이른둥이들

현재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중환자실(NICU)의 미숙아 및 신생아 집중치료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미숙아 치료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자 해외연수를 간 박현경 교수가 만들어 놓은 한양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만의 ‘미숙아 치료 가이드라인’에, 이현주 교수가 최신 치료법과 경향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1kg 미만의 미숙아 생존률을 98%까지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현주 교수는 간호사, 전공의들과 함께 시스템 개선과 여러 연구를 거듭해 나간 끝에 그들만의 노하우를 하나둘씩 구축해가며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병원이 갖춘 장점인 교육 커리큘럼을 철저히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주치의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이야말로 대학병원만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결과물이었죠. 마치 군대와 같은 일원화 된 체계를 다른 방면에서도 확립해, 미숙아들의 생존율을 100%로 만들어가려 합니다.”라며 그녀는 다부진 어조로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얼마 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신의 아이를 출산한 이현주 교수. 미숙아들이 정상아보다 솔직히 더 사랑스럽고 예뻐 보인다며 이른둥이에 대한 무한애정을 표하는 그녀에게서, 한 아이만의 엄마가 아닌 모두의 엄마가 되려는 커다랗고 고귀한 그 무엇을 체감할 수 있었다.

“출산 후, 신생아를 둔 부모들과 상담할 때마다 가슴이 찡해지는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 것 같습니다.”라며 그녀는 엄마이자 의사로서의 삶 속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글.전채련·사진.김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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