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정민성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정민성 교수

참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 좋은 목소리에 유머감각까지 갖췄다. 생김새처럼 동글동글, 모나지 않은 순한 성격에, 웃으면 눈이 다 사라지는 사람 좋은 살인미소는 또 어떻고!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그를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환자의 고통을 궁극적으로 치유하는 고수의 기술이다. 외과계의 떠오르는 젊은 피 정민성 교수는 “한참 모자란 제가 이런 인터뷰라니, 어불성설”이라는 그다운 말로 겸손하게 입을 열었다.

소년, 의사가 되다

어려서부터 병치레가 잦아 동네 소아과 단골손님이었지요. 의사선생님의 커다란 손이 제 얼굴을 만지기만 해도 시원하게 열이 내려가는 느낌이 들면서 벌써 다 나은 것 같았어요. 어린 마음에 그 다정다감한 손, 온화한 미소에 반해 이다음에 나도 크면 꼭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는 꼭 그를 두고 한 말 같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유별난 감수성의 소유자다.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보면 어떻게든 빨리 치료해주지 않으면 자신도 아픈 것 같고, 환자가 고통을 못 이겨 울고 있으면 그도 눈물이 난다.

외과의사로서 냉철한 판단은 필수지만, 그에 더해 환자를 향한 측은지심이야말로 의사 정민성을 더욱 분발하게 하는 힘이다.

평생을 누구 엄마, 누구 아내로 살아오던 분들이 암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동받곤 해요. 어떤 분은 ‘유방암은 내 삶의 축복이었다.’라고도 하셨지요. 끝없는 항암치료와 수술, 전이, 재발을 반복하며 웃어도 웃는 게 아닌 환자들 앞에서 의사는 한없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어요. 안주하지 않고 정진하며 환자를 돕는 좋은 의사가 될 겁니다.

소통의 미학, 치유의 기술

image유방암 환자의 상실감은 다른 암환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의 24%가 자살을 생각했다고 한다. 유방암을 치료하는 의사지만 일단 자신은 생물학적으로 남자인 터라, 대다수의 여자 유방암 환자들을 돕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안다.

정민성 교수가 2008년 한양대학교병원 유방암 환자 환우회 ‘핑크한양’을 만든 이유다. 치료에 앞서 밝고 긍정적인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한 법. 정 교수는 환우끼리 교감하고 정보도 교환하며 자신감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2008년 8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정민성 교수에게서 수술을 받은 김수임(62) 씨는 “처음 유방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덜컥 겁부터 났지만 선생님과 상담하고 나서 차츰 안정도 찾고 나을 수 있다는 확신도 들었어요.”라고 귀띔하며 “꼼꼼하고 자상한 선생님 덕분에 씩씩하게 회복해가는 중이에요. 핑크한양 모임에 나가며 우울증도 많이 극복했고요. 암 치료하면서 탈모가 생겨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트렌드 세터’라는 칭찬까지 들어봤다니까요(웃음).”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유방암・갑상선 종양 클리닉에서 매주 200명에 가까운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것 이외에도 정민성 교수는 짬이 날 때마다 암 센터 건강강좌에서 강의를 진행, 암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알리는 데 힘을 쏟는다. 소년 정민성에게 다정다감하게 손을 내밀었던 의사 선생님처럼, 외과의사 정민성은 오늘도 초심을 꼭 잡고 환자들에게 ‘살 맛’ 가득 안기는 참이다.

글/윤진아 자유기고가, 사진/하지권

[안녕하세요,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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