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카리스마 속에 묻어나는 의사로서의 진.정.성.

그 사람이 가진 좋은 기운은 상대방까지 전염시키는 힘이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더하지 않아도 가슴속 따뜻한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는 사람. 소탈하고 격의 없는 화법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면 건네는 말 한 마디마디에 강한 의지와 신념이 느껴지는 사람, 그가 바로 이춘용 병원장이다.

한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춘용 교수

자연스러운 이끌림으로 걸어온 의사의 삶

1970년 처음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뿌리를 내린 이래 42년의 긴 세월을 줄곧 한 병원에서만 보낸 이춘용 병원장.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20대와 원기 왕성한 30, 40대, 그리고 중년의 50대를 거쳐 오는 동안 이 곳 행당산 자락은 청춘의 한 시절을 기록하게 해 준 꿈과 희망의 터전이기도 했다.

글쎄, 왜 의사가 됐을까? 큰 의미가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좋아보였던 것 같아요.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어요. 그냥 막연히 의사라는 직업에 끌린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 길이 천직이 아닐까 생각해요.

한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춘용 교수 수술실이춘용 병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과연 이 세상에 온전히 남을 위해 고민하고 밤을 세워가며 노력하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게 된다.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 의과대학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기, 그 가운데 ‘수술하는 의사’에 대한 매력을 느껴 전공을 비뇨기과로 정했고, 이후 변함없이 지켜온 평생의 업이 되었다. 42년을 비뇨기과에 몸담고 있으면서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아무래도 수술기술일 터.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시간이었으니 그간 변화된 의학기술의 발전사를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는 이가 바로 이춘용 병원장이 아닐까 싶다.

“비뇨기과 수술 가운데 예전에 제일 많았던 것이 결석 수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개복을 하다가 조금 더 발전해서 작은 구멍을 뚫는 방법을 사용했고, 그 다음 체외충격파세석기에 이어 나온 것이 복강경 수술입니다. 비뇨기과 초창기에 시작해서 지금의 로봇 수술까지 우리 병원에 처음 도입하게 된 수술을 다 맡아온 것 같네요.”

한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춘용 교수 응급의학과 앞1997년 복강경 수술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이춘용 병원장은 직접 제작한 아크릴 모형으로 수술 시뮬레이션을 반복할 정도의 열정을 보였다. 처음 해보는 수술이라 손에 익을 때까지는 부단한 연습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마 다른 선생님들도 다 이렇게 훈련을 해오지 않았나 싶어요, 검은 천을 두른 아크릴 박스는 사람의 인체였고, 그 박스 안에 카메라를 부착하여 복강경을 이렇게 저렇게 끼우기도 하고 빼기도 연습을 했죠. 그때 만든 장비가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텐데…”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인데 자칫 하나라도 허투루 할 수 없는 법, 환자는 실험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늘 의사는 부단히 연습하고 노력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평생 철칙으로 알고 지켜온 의사로서 그의 신념이기도 하다.

경당문노(耕當問奴)의 가르침을 가슴에 담아야

오랜 연륜의 의사들에게는 삶의 훈장과도 같은 수많은 기억들이 가슴속에 아로새겨져 있기 마련이다. 이춘용 병원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으니 ‘의사는 좋았던 기억은 금세 잊어버리지만 쓰라린 순간들은 늘 가슴에 남겨두고 사는 사람들’이라 말하고 웃는다.

그간 수 없이 많은 환자들을 맞이하고 보내는 동안 이런 저런 추억들이 참 많죠. 얼마 전에 반가운 전화를 받았는데 이십여 년 전 제게 수술을 받았던 환자여서 기억에 남네요. 버스에 깔려 한쪽 다리를 절단한 꼬맹이였는데, 소변을 볼 수가 없어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아마 세상에서 욕을 제일 잘하는 친구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엄청 애를 먹였었어요.(웃음)

어린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으니 마음의 상처 또한 컸다는 것을 잘 헤아렸기에 아마도 이춘용 병원장은 어린 환자의 투정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그때의 어린이가 이제 서른 나이의 성인 되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정중한 안부 인사를 올렸으니 아마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지만, 이춘용 병원장은 그 전화를 받고 무척이나 기뻐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그는 의사로서의 철학을 ‘경당문로(耕當問奴)’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농사짓는 일은 머슴한테 물어보는 것이 제일 낫듯이 모든 분야에서 각기 전문가가 되어야 최고의 노하우를 발휘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의사는 환자를 대함에 있어 그들의 가족과 같은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진단이 끝나고 수술이나 치료방법을 선택할 때 만약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해요.

의사로서 할 것인가, 만일 자신의 가족이라면 과연 그 방법을 선택하겠느냐 고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후배 의사들에게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불태우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아울러 환자들에게도 유명한 병원만을 쫓지 말고, 환자 많은 의사만을 쫓지 말며 저 의사가 나에게 얼마나 시간을 줄 수 있느냐 보고 선택할 것을 강조한다.

이제는 한양대학교병원의 새로운 기틀을 다질 때

한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춘용 교수올해로 한양대학교병원이 40주년을 맞았다. 말 그대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나이를 맞아 이춘용 병원장은 병원경영 효율화를 위한 내실 다지기를 중점사업으로 내걸고 있다.

“병원은 환자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내부 인력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환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여 내실을 기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지요. 이와 맞물려 대학병원들이 주력하고 있는 특성화된 진료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도 암센터, 심혈관질환진료 등의 활성화를 통해 발맞춰 나갈 계획입니다.”

단순히 외견 확장을 통한 개선보다는 환자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안으로부터의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이춘용 병원장. 소위 말하는 백화점식, 호텔식 병원 경영을 지양하고 가정같이 편안하고 정성스러운 진료를 하는 병원으로 새 기틀을 마련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어려운 중책이 주어져 어깨도 무겁고 부담도 되지만 마지막으로 모교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한양대학교병원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각오를 하고 있다는 이춘용 병원장.

그의 표현처럼 40년 손맛이 우러난 ‘맛있는 병원’처럼 ‘작지만 큰 병원, 수술을 잘하는 병원,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으로 한양대학교병원이 자리매김할 그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이춘용 한양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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