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thumb1병원의 발전이 곧 환자를 위한 길

최근 한양대학교병원 발전을 위해 천만 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김경태 산부인과 교수는 갑작스런 주목이 못내 쑥스러운지 크게 손사래를 내저었다. 향후 3년 동안 매달 일정액을 재단에 기탁하리라,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

한양대학교병원과 더불어 호흡한 지도 어느덧 29년째라는 김경태 교수. 세월이 담뿍 밴 청춘은 이제 은빛 머리칼과 잔잔한 주름으로 변해 버렸지만, 한양대학교병원에 대한 그의 애착만큼은 지나간 여느 시간들보다 더 뜨겁고 청청한 듯 보였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인 김 교수가 의사로서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게끔 기운을 북돋고 발판을 제공해 준 장소가 다름 아닌 이곳, 한양대학교병원이었던 까닭이다.

“한양대학교의 건학 이념은 ‘의사’라는 타이틀을 지고 살아온 제 생애 오랜 철학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근면・정직・겸손・봉사’ 정신은 제가제자들이나 자식들한테 수시로 강조하는 소양이지요.”

덕분에 아들(신경과), 며느리(핵의학과), 그리고 조카(산부인과)까지 모두 한양대학교병원 의사로 재직 중에 있다고. 한양대학교병원을 향한 김경태 교수의 마음이 얼마나 깊고 각별한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모름지기 의사란 환자를 존중하는 자세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설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병원이 꾸준히 진보를 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병원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환자들의 입장을 가장 먼저 헤아리고 필요하다면 과감한 변혁도 두려워하지 않는 의료기관, 그 중심에 언제나 한양대학교병원이 우뚝 서 있기를 염원하는 뜻에서 기부를 결심했다는데.

한편, 김경태 교수는 병원 기금 마련에 의료진 전부가 적극 동참해줄 것을 여러 차례 당부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문화는 기금이 효율적으로 운용되기 위한 시초이기도 하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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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手)은 하나일 때보다 둘일 때 더욱 생기로우며, 움켜쥐었을 때보다는 내밀었을 때 훨씬 아름답다. 김경태 교수의 행보에 크고 작은 찬사가 이어지는 것도 그 때문. 손안의 것을 기꺼이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여유, 그것이 바로 ‘생을 풍요롭게 가꾸는 자양’ 이라고 김경태교수는 귀띔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그간 수많은 환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했을 김경태 교수. 초로의 그가 소망하는 바가 있다면 딱 하나! 아내와 전 세계를 돌며 의료봉사를 펼치는 것이다. 실제로 김경태 교수의 아내는 한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

“얼마 전 아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지 뭐예요. 남편과 친정엄마의 손을 잡고, 뱃속에는 건강한 아이를 잉태한 채로. 15년 전쯤, 제가 난소 절제 수술을 실시한 생식세포암 환자였어요. 당시 그녀는 고작 12살이었죠.”

3년에 걸친 항암 치료 끝에 병원을 떠나기는 했지만, 평생 하나의 난소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여자아이가 사무치게 안타까워 내내 가슴 한 구석이 먹먹했다는 김경태 교수. 그런데 부서질 듯 가녀렸던 그 여학생이 당당히 엄마가 되어 진료실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 김 교수로서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아이를 직접 받아달라더군요. ‘선생님은 제가 여자의 삶을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인이잖아요’ 라며 부탁하는데, 정말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고요.”

산부인과 의사인 사실이 새삼 자랑스럽게 여겨졌다는 김경태 교수는 ‘산부인과 의사의 역할은 비단 자궁의 건강만을 책임지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며 거듭 힘주어 말했다.

생명이 시작되는 고귀한 공간이자 인간의 작은 우주가 즉, 여성의 ‘자궁’이기 때문. 김경태 교수가 환자들을 매사 경건하고 신중하게 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일 터였다.

가진 의술이 조금이라도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데라면 어디가 됐든 흔쾌히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김경태 교수. ‘존재만으로도 눈부신 생’을 다하고자 그는 오늘도 부단히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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