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다. 새신랑 타이틀을 단 지 4개월 만에 아빠가 된 최희섭(33·KIA 타이거즈)선수. 만면에 고인 미소를 보니 굳이 득남 심경을 묻지 않아도 될 듯하다. 전날 광주에서 경기를 마치자마자 밤공기를 가르며 한달음에 달려온 그가 아내의 손을 꽉 잡았다. 196cm 거구의 ‘빅초이’ 가 연신 터뜨리는 함박웃음에 병동 전체에 해피 바이러스가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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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가족’이 떴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최희섭 선수의 부인 김유미 씨가 3월 28일 한양대학교병원에서 3.49kg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순산했다. 2010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새신랑이었던 최희섭 선수가 2011년 프로야구 대표 새내기 아빠가 된 순간이다. 연이은 ‘새’ 타이틀이 쑥스러우면서도 기쁜 눈치다.

“아내나 저의 모교 병원으로 가면 할인혜택이 많았을지도 모르지만(웃음), 어머님의 의지가 워낙 완고했어요. 전에 한양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셨는데, 이곳의 의료서비스에 크게 감동하신 모양이에요. 한 생명이 태어나는 중차대한 일이니만큼 믿을 수 있는 병원에 가야 한다며 우리 부부를 이곳으로 이끄셨지요. 시즌 준비와 맞물려 만삭의 아내 곁을 지켜주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는데, 제 빈자리를 따뜻하게 메워준 한양대학교병원 의료진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긴긴밤 잠 못 들게 하던 차진 울음

image 한국 야구사에 큰 획을 그은 한국인 최초 야수 메이저리거 최희섭. 빅리그를 호령할 홈런타자로의 성장 시점에 뇌진탕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 빅 리그 최고 슬러거로의 꿈을 접어야 했다. 국내 복귀 후에도 부상 시련이 끊이지 않았던 그에게 2009년 3할 8리 33홈런 100타점은 극기의 노력이 일궈낸 신화적 반전이었다.

득남을 며칠 앞두고 광주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모처럼 장타 실력을 뽐낸 최희섭 선수는 부상을 딛고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 올리던 참이었다.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경기 한 판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또다시 다가올 혹독한 시즌을 준비하며 그는 아내에게, 아들에게, 지인들에게 더 좋은 동행자가 되어간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다.

“저는 메이저리그 도전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 아쉬움은 있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동양인이 중심타자의 포지션 1루에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결혼하면서 더 오래, 더 열심히 야구를 하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아내에게도 앞으로 10년 동안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약속했지요. 앞으로 10년, 개인적으로 KIA 타이거즈 최다 홈런기록을 세우고 싶어요.”

LCK포의 키를 쥔 4번 타자 최희섭이 올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주장을 반납한 이유도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명가 KIA 타이거즈의 2011시즌 중심타선을 책임질 최희섭 선수는 득남 이튿날 광주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시원한 홈런포와 함께 청신호를 쏘아 올렸다. 2세 탄생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최희섭 선수는 외롭고 힘들었던 지난 10년 프로야구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이제 제 나이 서른셋입니다. 앞으로 3년이 전성기인데 그 이후 제가 어떻게 될지는 이 3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힘들 때 한 번 더 일어날 힘을 주는 게 가족이잖아요. 이제 우리 아들도 태어났으니 두려울 게 없습니다. 그저 건강하고 인성 바른 아이로 자라길 바라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 본다면 훗날 아들이 야구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 부자(父子) 메이저리거 기록을 한 번 세워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본인이 원한다면요(웃음).”

이 부부가 사는 법

오후 내내 최희섭 2세의 첫 노래자랑이 계속됐다. 밤새 두근거리고도 초조한 마음으로 자신을 기다렸을 부모에게 보답하듯 우렁찬 소리다. 지난 연말 ‘강릉 사위’ 최희섭은 자율훈련 기간을 맞아 처가에 머물며 설악산 대청봉을 등반하고 부인과 함께 자비원을 찾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뿌리고 온 씨앗이 가치 있게 영글어 아이들의 어깻죽지에 튼튼한 날개로 돋아나길 바란단다.

아버지가 되어 기꺼이 나눔 행렬에 몸을 실은 그가 “당신도 어서 자신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이웃과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삶을 확장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라!”라고 권한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최희섭 선수가 한 땀 한 땀 촘촘히 채워갈 삶의 밀도만큼, 2011시즌도 더욱 흥미진진하고 풍성해질 것이다. 질곡의 생이 고스란히 펼쳐진 그라운드에서 오늘도 ‘빅초이’ 가 힘차게 인생을 두드린다.

글. 윤진아·사진. 권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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