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 9시 30분. 주부들의 아침 시간을 꽉 잡고 있는 KBS TV 생방송 프로그램 <아침마당>을 막 마치고 나오는 방송인 김혜영 씨의 환한 웃음이 싱그럽다. 작은 실수도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출연진의 노련함이 필수요소인 생방송을 마친 이의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 ‘바로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그 웃음이 특유의 생명력으로 이어지지 않나 생각해보았다.image

김혜영 표 긴 생명력

김혜영 씨는 국내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싱글벙글쇼>를 24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방송을 한다는 것은 평범한 성실성으로는 불가능한 일. 그는 몸이 아플 때도 방송을 빠뜨린 적이 없고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을 진행한 후 예식장으로 달려갔으며 신혼여행지인 제주에서도 현지의 라디오 방송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했다. MBC에서는 20년 이상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활약한 그의 공로를 인정해 ‘골든마우스상’을 수여했는데 여성으로서는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세상이 그에게 박수를 칠 때 그는 방송기자인 남편과 공동 진행자인 강석 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남편은 일하는 아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으며 늘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포기하지 마라’ 며 힘을 주었다고 한다.

물론 육아와 가사도 분담해서 힘을 덜어주었다고 한다. 방송 호흡이 척척 맞는 강석씨는 동료로서 좋은 자극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한다. 긴 생명력은 일에 멈추지 않고 ‘관계’ 로 나아간다. 단짝이 되어 줄곧 라디오 방송을 함께 해온 강석 씨를 비롯한 방송국 사람들이 그렇고 벗, 선후배들이 그렇다. 특히 가수 현숙 씨와의 우정은 각별한데 두 사람은 17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금슬 좋은 부부가 닮듯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닮는다. 김혜영 씨와 가수 현숙 씨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늘 햇살처럼 따뜻한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그렇고 옷이며 발 치수가 같은 두 사람은 쌍둥이 자매처럼 옷과 신발을 바꿔 입기도 하고 하나의 옷과 신발을 번갈아 가며 공동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인터뷰 도중 현숙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공연을 가려고 하는데 언젠가 동생 김혜영 씨에게 선물했던 블라우스가 떠올랐고 마침 김혜영 씨가 입고 왔다고 하자 옷을 맞바꿔 입기로 한 것이다. 늘 상 있는 일이라며 김혜영 씨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왔다. 참 재미있게 사는 자매다 싶다.

아픔을 통해서 기쁨을 알듯이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명도와 채도를 한 껏 올려놓는 김혜영 씨는 다양한 분야의 홍보대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부모님의 고향인 경남 하동군과 11살까지 살았던 원주시와의 인연으로 하동군과 원주시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밝고 알뜰한 이미지로 물가안정홍보대사에 임명되었다. 빛나는 삶에 아픔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악성신장염이었어요. 가는 병원마다 암담한 얘기를 들어서 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애들 생각에 펑펑 울기도 했어요. 그런 제 손을 잡고 현숙 언니가 한양대학교병원으로 이끌었지요.

한양대학교병원은 현숙 언니가 부모님을 마지막까지 모신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저는 정신적 치료를 받았어요. 당시 병원장이셨던 곽진영 선생님께서 제 손을 잡고 하신 말씀은 지금도 생생하죠. 선생님은 ‘김혜영 씨, 내가 있어요. 이 분야에서 ‘국내 톱 5 의사’ 중 한 사람이 바로 나예요.’라고 하시면서 강한 믿음과 희망을 주셨어요. 마음에 힘을 얻으니 몸도 좋아지더군요.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진리, 절실하게 느꼈어요.”

햇살이 아무리 환하게 비쳐도 그림자는 있게 마련, 그는 그림자를 보기보다는 햇살을 보기로 했다. 그는 신장이 건강을 위한 특별한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너무 피곤하게 살지 말고 스트레스 받고 살지 않기 위해 경보기 하나 마련했다고 생각한단다.

image김혜영 씨의 꿈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한다. 잘 먹는다는 것은 건강을 뜻하고, 잘 사는 것은 사람들에게 욕먹지 않고 사는 것이라며 명쾌하게 설명한다. ‘평범한 진리’ 를 지키는 삶의 소중함을 말하며 그는 다시금 라일락향기 은은한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소녀같이 순수한 누나’의 팬을 자처하며 인터뷰하는 데 힘을 실어주러 왔다는 <아침마당>의 이헌희 PD는 수요일 코너의 고정패널인 누나가 참 많은 힘이 된다고 했다. 그는 ‘누님’이 아닌 ‘누나’라고 했다.

“탄탄한 방송경력으로 프로그램의 맛깔 난 양념역할을 해주고 계시죠. 제가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누나입니다. 따뜻한 인간 난로 같은 누나에겐 할머니가 되어도 누님이란 말보단 누나란 말이 더 어울릴 거예요. 소녀가 그대로 누나가 되었다고 하면 딱 맞는 표현일 거예요.”

글/박현숙 자유기고가 사진/김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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