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없는 곳에서 더욱 아름다웠던 천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사랑이지요”라고 답했다. 인생이라는 단 한 번의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배우 오드리 햅번. 이렇듯 별처럼 빛난 재능과 꽃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의 말이 세계에 울림을 일으킨 것은 순수한 영혼과 실천하는 사랑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는 대장암을 앓으면서도 고통 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사랑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은막 아래서 더욱 아름다웠던 그의 삶

오드리 햅번<티파니에서 아침을>, <사브리나>, <마이 페어 레이디> 등 오드리 햅번이 출연했던 수많은 영화 가운데, 가장 낭만적이며 그녀만의 청순 매력을 맘껏 발산한 작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로마의 휴일>일 것이다. 그가 로마의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나 바다의 신인 트리톤의 얼굴을 새긴 원반의 구멍 ‘진실의 입’에 손을 넣었다가 화들짝 놀라는 장면 등은 여전히 회자될 정도로 꽤나 유명하다.

이 영화는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전쟁과 가난으로 꿈을 포기했던 무명의 배우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주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고, 그녀를 세계의 연인으로 만들었다. 천사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발레로 다져진 균형 잡힌 몸매의 오드리 햅번은 사랑스럽고 우아한 자신만의 패션 감각으로 1950~60년대에 ‘햅번 룩’을 대유행시켰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인기 있는 패션 트렌드이다.

누구보다 화려한 조명을 받은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그의 삶은 은막 아래에서 더욱 아름다웠다. 그는 1988년 은퇴 후 유니세프의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며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을 돌보는 데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한창 활동하던 중 대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병중에도 오드리 햅번은 아프리카로 달려가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사랑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고, 암의 통증에도 그의 사랑은 굽힘이 없었으나 끝내 아름다운 생명을 잃고 말았다.

사전에 검사 했더라면 구했을 오드리 햅번의 삶

오드리 햅번의 생명을 앗아간 대장암은 서구에서 매우 흔한 암이다. 미국에서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 사망 원인으로 꼽힐 만큼 대중적인 암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서양병으로 알려져 있던 대장암은 한국인의 식생활이 육류와 인스턴트 식품 등으로 주를 이루면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1982년 1,318명이 대장암 판정을 받은 것에 비하면 23년 만에 대장암 환자는 11.6배나 늘었고,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 발생은 현재 위암, 폐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폴립(용종)이라는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이들이 발생하는 데에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고지방, 고칼로리 위주의 서구형 생활습관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관여한다. 여러 이유로 대장에 폴립이 생기고 대부분의 폴립은 악성화 되지 않지만 수가 많거나 크기가 큰 경우 악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집안에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빠른 나이에 대장암이나 폴립이 발생한 경우에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지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장에 폴립이 생기면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하는 줄 알지만 실제 정상 점막에서 폴립이 되고 폴립이 다시 대장암으로 바뀌기까지 십여 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검사를 해 폴립을 발견하고 제거하면 대장암을 약 70%까지 예방할 수 있다.

일단 대장암이 진행되면 조기 대장암의 완치율이 90% 이상을 상회하는 반면, 3기 이상의 암은 50% 미만이고 전이가 될 경우 매우 예후가 불량하다. 즉 조기에 발견만하면 큰 고통이나 부담 없이 완치할 수 있지만, 병기가 진행되면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환자나 가족이 부담하는 사회적, 경제적인 부담도 매우 크다.

대장암을 초장에 확실히 잡는 예방법은?

image미국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진 언론인이자, NBC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인 ‘Today’ 쇼를 진행한 여성앵커 쿠릭. 그녀는 대장암으로 남편을 잃은 후, 본인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대장내시경으로 대장암 검진을 받는 장면을 ‘Today’ 쇼를 통해 그대로 방송했다. 아직도 그렇지만 미국 내에서는 대장내시경이 고가의 검사(우리나라의 15배)이고, 당시 스스로 원해 검진을 시행할 경우 보험처리가 되지 않았으며, 검사과정을 남에게 공개하는 것이 편하지 않은 검사였다.

하지만 쿠릭은 대장암 검진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자신의 남편이 암 검진을 제때 받지 못해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대장암으로 사망한 이야기를 전하며 대장암 검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쿠릭의 방송이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검진 목적의 대장내시경 검사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미국 내에서 대장암 검사의 수검율이 일정 시점을 계기로 증가했는데 쿠릭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시기와 일치하였다. 후에 이 사실은 저명한 의학 학술지에 실려 학계에서는 ‘쿠릭 효과(Couric effect)’라 불리게 됐다.

우리나라나 외국의 역학 연구를 보면 대장암의 선행 병변인 대장 폴립이 50세를 기점으로 증가하고 대장암의 발병률이나 사망률은 60세 이후 빠르게 증가한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폴립 단계에서 이를 제거하면 되고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0세 때 이러한 검사를 시행하면 된다. 이처럼 누구나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좋겠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는 비교적 고가이고 검사에 앞서 장을 비우는 것과 같은 전 처치 과정이 필요하다. 일부 환자는 대장내시경 검사보다 장정결제를 복용하는 일이더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내시경 검사 도중 확률적으로 나타나는 출혈, 천공 등의 부작용과 시술자의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2004년부터 5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대변잠혈반응 검사를 시행하며,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는 대장암 검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변잠혈반응 검사란, 대변에 피가 존재하는 지 확인하는 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대장에 혹이 생기면 표면이 약해지고 마찰 등에 의해 피가 나는데 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검사 중, 대장암이라면 피가 날 확률이 비교적 높지만 폴립 단계라면 피가 날 확률은 비교적 낮다.

따라서 대장암 예방의 주요 목표인 폴립 단계에서 대변잠혈반응 검사를 이용해 예방을 하는 목적을 위해서는 그 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외국에서 오래 사용해온 경험과 근거 등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대장암 검진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장암을 확실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50세 때 국가에서 권장하는 암 검진 프로그램인 대변잠혈반응 검사를 매년 해보거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집안에 대장암이나 폴립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발생 연도보다 10년 정도 빨리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도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으며, 실제 대장내시경 검사 역시 자주 할 필요는 없고 한 번 검사를 받을 때 제대로 된 의료기관을 통해 검사를 받는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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